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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예술과 장식을 구분할 수 있습니까? 당신에겐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는 눈이 있습니까? 그리고 페미니즘 [박구용의자유론특강(10)]

by csr1974m 2025. 10. 9.

"당신은 예술과 장식을 구분할 수 있습니까?" "당신에겐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는 눈이 있습니까?" 그리고 페미니즘 외 이야기. 박구용 교수 자유론 특강(10)


Ⅰ. 🖼️ 예술 (Art)과 장식 (Decoration)의 근본적 분리: 불편함을 요구하는 미학

박구용 교수님은 강연의 핵심 질문인 "예술과 장식을 구별할 줄 아는가?"를 던지며, 진정한 예술이 갖는 윤리적, 정치적 역할에 대해 설명합니다 [00:39].


1. 예쁜 것을 거부하는 예술의 본질 💔

  • 예술의 사명: 예술은 우리에게 '예쁜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쁜 것을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장식(Decoration)에 불과합니다 [00:39]. 예술가에게 장식품을 요구하는 것은 가장 큰 모독입니다.
  • 은폐된 폭력의 드러남: 진정한 예술은 '우리가 은폐한 폭력'을 드러내 주는 행위입니다 [02:10].
    •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줌: 예술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02:10].
    •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직시함: 예술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지 않은 것', 심지어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불편함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의 기본적 수단입니다 [02:24].

2. 장식화된 고전과 저항하는 음악 🎶

  • 배경화된 음악: 과거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당대 청중들에게 자극과 흥분, 고통을 주었지만, 오늘날에는 우리가 설거지를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배경음악'이 되어버렸습니다 [01:10]. 이는 우리의 심리적 감성이 고전 음악을 '능가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즉, 고전 음악이 우리 삶의 '장식'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 저항하는 음악: 그러나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의 음악은 다릅니다 [01:33]. 말러의 음악을 들으며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히 강하거나 대단한 저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우리는 말러의 음악을 집중해야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말러 음악의 대변: 말러의 음악은 "쓰러져 때려 눕혀진 사람들"의 소리를 음악으로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장식이나 배경화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02:01].

3. 살처분 현장의 꽃: 불편한 미학의 사례 💐

  • 작가 임영균의 사진: 교수님은 전국을 다니며 살처분된 닭들의 현장(수십만 마리가 생매장된 곳)을 사진 찍고 기록한 작가의 사례를 언급합니다 [00:00]. 이 작가는 그 현장에서 피어난 이상한 꽃들을 찍어 전시했는데, 이는 곧 은폐된 폭력의 현장에 피어난 미학적 기록입니다.
    • 이처럼 예술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고통의 현장을 끈질기게 붙잡아둠으로써, 우리의 윤리적 감각을 일깨우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Ⅱ. 👁️ 시선(視線)의 정치학과 자유의 조건

강연은 예술이 '시선을 통해 지배하는 방식'을 폭로하며,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철학적으로 정의합니다.


1. 흑백논리로부터의 탈출 🕊️

  • 자유에 대한 아도르노의 통찰: 유태인이자 가족을 독일 나치에게 살해당한 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Adorno)는 자유에 대해 깊은 통찰을 남겼습니다.
    • 정의: 자유는 '흑백(黑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규정된 선택(흑백 논리)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이다 [04:15].
    • 이유: 누군가 우리에게 '흑 아니면 백' 중 하나를 강요하는 순간, 이미 우리의 선택 범위는 규정되어 버립니다. 진정한 자유는 그 규정 자체를 거부하고 새로운 경로를 모색하는 데 있습니다.

2. 주인의 시선을 내면화하는 노예의 의식 ⛓️

  • 파농과 시선의 무기: 흑인 철학자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은 제국주의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두고 간 가장 큰 무기는 총칼이나 대포가 아니라 '그들의 시선'이었다고 지적합니다 [04:39].
  • 판옵티콘의 원리: 백인이 흑인을 '관리, 관찰, 감독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 어느 순간 흑인은 스스로 흑인을 '관리, 관찰, 감독'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04:52].
    • 이것이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말한 판옵티콘(Panopticon, 원형감옥)의 원리입니다. 외부의 감시내면의 감시로 치환되는 지배 체계입니다.
  • 가정 내 지배 체계: 교수님은 이를 가정에 적용합니다. 훌륭한 엄마가 딸을 완벽하게 감시하고 싶다면, 딸의 내면에 엄마를 심어주면 됩니다 [05:04]. 딸은 스스로 엄마의 시선이 되어 자신을 감시하게 됩니다. 이는 '노예가 주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자기 의식의 부재 상태입니다 [05:33].

3. 페미니즘의 정의: 나의 눈으로 나를 보기 시작함 🙋‍♀️

  • 의식화의 정의: '의식화(意識化)'란 "내가 나의 눈으로 나를 봐보는 능력"입니다 [06:08].
  • 페미니즘의 시작: 페미니즘이란 바로 '여자가 여자의 눈으로 처음에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06:16].
    • 이전의 여성: 그전의 여성은 '남자가 보는 여자'였습니다. 여성들은 "남자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바라보았는데, 이것이 바로 지배 체계였습니다 [06:26]. 페미니즘은 이 지배적 시선으로부터 여성이 독립하는 투쟁입니다.


Ⅲ. 💔 역사의 천사: 고통 속에서 탄생한 진정한 천사

교수님은 파울 클레(Paul Klee)의 작품 엔젤루스 노부스(Angelus Novus, 새로운 천사)와 이를 '역사의 천사'로 해석한 발터 베냐민(Walter Benjamin)의 철학적 통찰을 소개합니다 [06:40]. 그리고 이를 실제 한국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연결합니다.


1. 파울 클레의 '새로운 천사'와 베냐민의 해석 📜

  • 천사의 모습: 클레의 그림 속 천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예쁜 모습이 아닙니다. 왜 천사가 그렇게 생겼는지에 대한 철학계의 해석은 분분합니다. 베냐민은 이 천사가 미래가 아닌 과거를 바라보며 파국을 향해 나아가는 역사의 폭풍에 맞서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광주 민중 미술: 교수님은 광주 5.18 이후 시민 미술학교를 만들어 시민들과 '미술놀이'를 하고 '자화(自畫)'를 그리게 했던 미술가들(홍성담 등)의 활동을 언급합니다 [08:16]. 이는'자화'를 통해 자화자찬이 아닌 '자기의식화'를 이루게 하려는 노력이었습니다.

2. 고문 속에서 탄생한 '진짜 천사'의 모습 🕊️

  • 전종호 작가 이야기: 교수님은 군사 독재 시절, 아버지가 독재 정권에 부응했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통일주체 국민회의 의원), 민중 미술을 하다가 체포되어 남영동 분실에서 고문을 받은 화가 전종호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줍니다 [08:44].
  • 두려움의 소멸: 고문 속에서 '너는 왜 네 아버지 돈을 받아 그런 짓을 하냐'는 모욕적인 질문을 듣다가, 어느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맛이 가버린 경험을 합니다 [09:42]. 이 작가는 이후 조현병 등으로 평생 고통받으며 정신병원에 오가야 했습니다.
  • 진정한 천사: 교수님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단아했던 이 작가가 자신의 연구실을 나가는 순간 **"천사가 내 방에 왔다 가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10:38].
    • 결론: "우리 시대의 천사란 몸과 정신이 갈기갈기 찢겨진 거예요." [10:48]. 어머니가 예쁘기 때문에 천사가 아니듯, 진정한 천사는 고통과 상처를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Ⅳ. 👺 이데올로기로서의 장식: '천사의 섬' 비판

교수님은 진정한 예술과 대비되는 이데올로기로서의 장식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며, 한국 공공 미술의 천박한 현실을 꼬집습니다.


1. 천사라는 이름의 폭력 💥

  • 신안군 '천사의 섬' 마케팅: 섬이 1,004개(공식적으론 987개)라며 신안군이 '천사의 섬'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리를 놓고 천사날개 등을 설치하며 관광상품화한 사례를 언급합니다 [11:08].
  • 공공 미술의 모독: 교수님은 지자체가 강요하고 공무원들이 사진을 가져와 '이렇게 하라'고 지시해서 만들어진, 중학생 수준에도 못 미치는 천박한 '천사 조형물*을 격렬하게 비판합니다 [12:04, 12:42].
    • 예술의 모독: 이러한 조형물은 예술이 아니며, 모독입니다. 짱뚱어를 형상화한 그림처럼, 우리의 의식 수준을 천박하게 만드는 물성 지향적인 직접성에 불과합니다 [13:09].
  • 진정한 천사는 주민들: 오히려 그 섬 마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힘든 인생을 꿋꿋이 살아가는 "천사"이며 [13:38, 14:06], 그분들의 삶의 터전을 천박한 조형물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Ⅴ. 💖 진정한 자유와 사랑: 작은 설렘의 가치

강연은 최종적으로 개인의 삶 속에서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로 마무리됩니다.


1. 진정한 자유는 사랑이다 🥰

  • 마그리트적 자유: "진정한 자유는 진정한 사랑이다"라고 교수님은 정의합니다 [14:31].
  • 자유의 느낌: 그 느낌은 마치 '내가 엄마 품에 있는데, 남의 품에 있지 않고 내 품에 있는 것 같은 느낌'과 같습니다 [14:41]. 이는 나의 자율성을 완전히 확보한 상태에서의 안정감과 사랑을 의미합니다.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그림처럼, 모순과 역설 속에서도 삶의 재미와 긍정을 발견하려는 태도입니다 [14:49].

2. 작은 설렘과 중요한 것의 가치 ✨

  • 삶의 활력: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아주 작은 설렘'을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15:17]. 또한, 가끔 설레게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15:25].
  • 우산과 설렘의 선택: 교수님은 '우산을 잘 잃어버리는 사람'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15:35]. 일 년에 한 번이라도 가슴 설레게 하는 사람과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 '중요한 순간'에, 우산(사소한 것)을 챙기는 것을 걱정한다면 우산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무엇이 중요한가?: 이는 "무엇이 중요한데?"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16:06]. 진정한 자유는 작고 설레는 순간의 가치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알아보고, 그 가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박구용 교수님의 이번 특강은 예술을 통해 우리 안의 노예적 시선을 깨부수고, 고통받는 타인의 자리에 서서 세상을 직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스스로 진정한 천사가 되어 '나의 눈'으로 '나의 자유'를 쟁취할 때, 우리의 삶은 비로소 작은 설렘과 함께하는 진정한 사랑으로 충만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