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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학⦁약학⦁식품영양학/의학⦁간호학

브래지어와 유방암

by hwanghoo1004 님의 블로그 2025. 10. 28.

브래지어와 유방암

 

브래지어와 유방암

“이제부터 이거 입어야해.” 여성이라면 누구나 브래지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한다. 처음에는 너무 부끄럽고 불편하지만, ‘진짜’ 여자가 된 것처럼 뿌듯한 기분도 느낀다. 그런데 요즘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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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누구나 브래지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한다. 처음에는 너무 부끄럽고 불편하지만, ‘진짜’ 여자가 된 것처럼 뿌듯한 기분도 느낀다. 그런데 요즘엔 브래지어를 계속 입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여성이 많다. 브래지어가 유방 모양을 해치고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낮에는 브래지어 없이 생활하기 어려우니, 그저 밤만이라도 브래지어를 벗고 잔다는 여성이 늘고 있다. 브래지어에 대한 루머, 과연 진실일까.

 

가슴 모양은 선천적으로 결정된다


1972년 ‘미국의학협회지’에 브래지어와 가슴 건강에 대해 토론한 내용이 실렸다. 의사 알프레드 선드퀴스트가 물었다.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패션이 유행입니다. 브래지어로 받쳐주지 않으면 가슴과 유방을 연결해주는 부위의 섬유조직이 늘어나 가슴이 처진다고 미국의학협회에서 경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의사가 대답했다. “네, 유방을 받쳐주는 연결 부위의 섬유조직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늘어나면 가슴이 처지게 됩니다. 이 섬유조직은 한번 처지면 다시 젊었을 때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두 의사가 언급한 ‘연결 부위의 섬유조직’은 젖을 만드는 유선 조직 사이사이에 뻗어 있는 ‘쿠퍼 인대’다. 이후 여성들은 브래지어로 쿠퍼 인대에 걸리는 하중을 덜어줘야 유방이 덜 처진다고 믿게 됐다. 브래지어를 입지 않는 패션은 곧 인기가 시들해졌다. 지금도 이렇게 믿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하지만 이런 속설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가슴이 처지는 주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 유방 피부가 탄력을 잃어 가슴이 처진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해 유방이 퇴화하면서 처지기도 한다. 브래지어가 아무리 유방의 하중을 덜어준다고 해도, 나이가 들어서 처지는 것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

가슴을 처지게 만드는 다른 원인도 마찬가지다. 임신과 수유로 유선 조직이 급속히 팽창했다 축소하면 그 사이에 있는 쿠퍼 인대도 늘어나 탄력이 떨어진다. 심하게 다이어트를 하면 유방의 지방층이 과도하게 빠지면서 가슴이 처진다. 담배를 피우면 피부 단백질이 파괴돼 탄력을 잃는다. 역시 브래지어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고려대병원 유방성형클리닉의 윤을식 교수는 “가슴 모양은 가슴 피부가 얼마나 선천적으로 탄력이 있는지, 임신과 수유 경험이 얼마나 되는지 등 개인마다 다르다”며 “제대로 연구를 하려면 한 사람을 유방 한쪽에만 브래지어를 착용하게 하고 몇 년 동안 관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래지어 오래 입으면 유방암 생긴다?


몇 년 전, 국내 언론이 “브래지어를 오래 착용하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근거 자료로 든 것은 ‘아름다움이 여자를 공격한다’는 책 한 권. 부부 의료인류학자라고 소개한 두 명의 저자는 유방암이 있는 2056명의 여성과 건강한 여성 2674명의 브래지어 착용 습관을 인터뷰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평균적으로 여성 8명 중 1명이 유방암에 걸린다. 하루 24시간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사람은 유방암 발병 확률이 6배 높다. 전혀 착용하지 않는 사람은 유방암이 21배 예방된다. 둘의 차이는 무려 126배다.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이 비흡연자의 10~30배인 것과 비교하면 무척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브래지어가 가슴 주변의 림프 기관을 압박해 독소가 축적된다”며 “그 결과 섬유낭병(물혹)이 생겨 유방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또, “브래지어가 가슴 부위의 온도를 높이면 호르몬이 교란될 수 있는데, 이 또한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암학회는 2007년 이 부부의 주장을 ‘루머’로 분류해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이들의 연구는 다른 유방암 위험 인자를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림프 기관이 압박돼 독소가 축적된다는 설명도 생리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브래지어를 입는 습관이 유방암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실린 경우도 없습니다.”

미국암학회에서 2012년에 발간한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유방암 위험 인자는 고령(65세 이상), 브라카 유전자(대표적인 유방암 유전자), 알콜, 30세 이상의 초산, 55세 이후의 페경, 모유 수유 경력이 없는 경우, 폐경 이후의 비만 등이다. 저자가 언급한 섬유낭병(유방에 생기는 혹)은 양성 종양으로, 악성 종양인 유방암과 전혀 관계가 없다.

어떤 다큐멘터리에서는 여성의 모세혈관을 직접 촬영해 브래지어를 착용했을 때 혈류 흐름이 줄고 림프 기관이 많은 겨드랑이 부위가 등보다 7배나 더 압박된다는 것을 보였다. 그러나 이 실험은 브래지어가 몸을 조인다는 것만 증명했을 뿐,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윤을식 교수는 “브래지어가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 기관을 누를 수는 있지만, 브래지어를 벗으면 금방 회복된다”고 말했다.

어쩌면 브래지어를 오래 착용하는 여성에서 실제로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다. 비만은 유방암 위험 인자 가운데 하나인데, 비만으로 유방이 큰 여성은 브래지어를 항상 착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브래지어, 벗을 수 없다면 바로 입자


불편하지만, 브래지어를 포기할 수는 없다. 문제는 브래지어를 잘못 착용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브래지어 끈을 ‘탁’ 풀었을 때, 가슴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당신은 브래지어를 잘못 입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습관적으로 브래지어의 아랫단을 손으로 잡아 올렸다가 내리거나, 브래지어 컵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들어갔다 나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윤 교수는 “브래지어는 몸매를 보정하고 외부로부터 유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부터 입거나 체형에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입으면 허리나 목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년에 한 번씩은 속옷 매장을 찾아 유방 크기를 측정하고 직접 입어본 뒤 구입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만큼은 브래지어를 벗고 편안하게 생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