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보랏빛 꽃으로 입주민 시선 사로잡는 박태기나무 [조길익의조경더하기]
[조길익의 조경더하기] 보랏빛 꽃으로 입주민 시선 사로잡는 박태기나무 - 아파트관리신문
빨강과 파랑의 중간 색깔로 보라보다 붉은색을 더 많이 띤 자색(紫色)이 요즘 인기다. 맛과 향이 좋을뿐더러 항산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으뜸인 자색고구마는 찾는 이들로 북적인다. 거기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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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과 파랑의 중간 색깔로 보라보다 붉은색을 더 많이 띤 자색(紫色)이 요즘 인기다. 맛과 향이 좋을뿐더러 항산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으뜸인 자색고구마는 찾는 이들로 북적인다. 거기다 자색 양파와 자색 당근, 자색 무가 고부가가치 작물로 시중에 나오다 보니 ‘자색’ 하면 건강, ‘건강’하면 자색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되는 것 같다.
이에 빠질세라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자색을 곁들인 정원수들이 고정관념을 깨뜨린 채 별난 자태를 뽐내는데 열매와 잎이 모두 자색인 자엽 자두나무가 이제 막 잉태를 마치고 자색으로 변신 중이며 자색 안개나무와 자엽 국수나무도 자색의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가지마다 온통 붉은 보랏빛 꽃을 뒤집어 쓴 채 입주민의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가 있으니 소담스레 모여있는 박태기나무와 큰 키 자랑하며 홀로 선 자엽 박태기나무다.
박태기나무(Chinese Redbud, 紫荊木, 구슬꽃나무, 칼집나무, 유다나무(Judas tree))는 콩과식물로 갈잎떨기나무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묵은 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보통 7~8개씩, 많게는 20~30개씩 꽃자주색 꽃이 모여 핀다. 작은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부리는 나비를 닮기도, 칼집 같기도 한데 속명 ‘Cercis’가 그리스어로 칼집을 뜻하기에 그럴듯하다. 특이한 것은 그런 꽃들이 가지와 줄기를 가리지 않고 수북이 핀다는 것인데 마치 여왕벌을 감싸고 있는 벌떼 같다.
잎은 둥근 심장 모양으로 계수나무잎과 쌍둥이처럼 닮았고 꽃이 지고 나면 반질거리는 넓은 잎이 볼거리를 대신해줘 관상수로서 제 몫을 다한다. 콩과 집안답게 길쭉한 꼬투리 모양의 열매는 가지마다 한 움큼씩 열리고 9월쯤 익어 이듬해까지 오랫동안 달린다.
나무 이름 ‘박태기’를 보면 조금은 촌스러운 듯한데 시골에서 부르던 ‘밥티기’에서 유래됐다고 하니 웃음이 나온다. 꽃봉오리가 밥알 모양이라 사투리 ‘밥테기’를 사용하다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도깨비방망이, 아몬드 빼빼로가 연상되는 꽃방망이를 보면 북한에서 지어 부른 ‘구슬꽃나무’가 더 어울릴지도···.
박태기나무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꽃 대부분이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꽃대를 뻗어 우산 모양, 원뿔 모양 등 저만의 꽃차례에 달리는 데 반해 박태기나무꽃은 꽃대 따위는 만들지 않고 몸통 어디서나 핀다. 줄기 여기저기는 물론 심지어 땅 위로 뻗은 뿌리에까지 다른 나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곳에서 꽃대 없는 꽃을 피워댄다. 가수 영탁이 불러 화제를 모았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노랫가락이 절로 나오는 멋들어진 조경수다.
※ 관리 포인트
- 햇빛을 좋아하므로 가능한 한 양지바른 곳에 심어야 풍성하고도 선명한 꽃과 잎을 볼 수 있다.
- 기후와 토양에 대한 적응력이 좋아 키우기가 수월하지만 물 빠짐이 잘되는 사질양토가 무난하다.
- 생장이 빠른 편이며 적절한 가지치기를 통해 원하는 수형을 만들 수 있다.
- 번식은 씨앗, 꺾꽂이, 포기나누기로 하며 10월에 갈색으로 익은 열매를 따서 바로 뿌리거나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 건조에 약하므로 물을 충분히 주고 병충해는 갈색점무늿병, 박쥐나방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제때 방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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