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어른 되기 위해 스스로 묵은 껍질 벗겨내는 쪽동백나무 [조길익의조경더하기]
[조길익의 조경더하기] 어른 되기 위해 스스로 묵은 껍질 벗겨내는 쪽동백나무 - 아파트관리신문
오월로 들어서니 봄맞이꽃으로 몽실몽실 다가왔던 벚꽃도, 아낙들의 가슴을 연분홍으로 물들였던 복사꽃도 지고 없다. 모두 들고 날 때를 알기 때문이다. 높은 산 바위 자락에 걸터앉아 한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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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로 들어서니 봄맞이꽃으로 몽실몽실 다가왔던 벚꽃도, 아낙들의 가슴을 연분홍으로 물들였던 복사꽃도 지고 없다. 모두 들고 날 때를 알기 때문이다. 높은 산 바위 자락에 걸터앉아 한편의 수묵화를 그려내는 소나무는 역경이 명품을 만듦을 몸소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어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묵은 껍질을 벗겨내는 쪽동백나무는 고통을 무릅쓰고 혁신(革新)을 말한다. 지금 우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는 쪽동백나무의 꽃 피는 소리로 부산하다.
쪽동백나무는 때죽나무와 형님 아우 하는 사이라 구분하기가 힘들다고는 하나 꽃과 잎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늦봄에 피는 꽃은 때죽나무와 닮았으나 꽃잎이 약간 더 길고 깔때기 모양이다. 거기다 꽃대는 때죽나무가 2~5개씩 모여 짧은 꽃차례를 만드는 것과 달리 20여송이씩 긴 꼬리 모양의 꽃차례를 만들어 아래로 처져 달린다. 때죽나무가 나무 전체를 꽃으로 덮은 느낌이라면 쪽동백나무는 커다란 잎과 잎 사이로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느낌이랄까.
때죽나뭇과에 속하는 쪽동백나무(Fragrant Snowbell, 玉鈴花, 白雲木)는 잎이 지는 중간 키 정도의 넓은잎나무로서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쪽동백이라는 나무 이름이 재미있는데, 접두어 ‘쪽’은 쪽배에서처럼 ‘작다’라는 뜻이고 동백은 기름을 짜던 동백나무 열매를 닮아 붙여진 것이다.
꽃핀 모습에서 뭉게구름을 연상한 일본 사람들은 ‘백운목(白雲木)’, 중국에서는 열매의 아름다움을 두고 ‘옥령(玉鈴)’이라 했다. 향기로운 때죽나무를 일컫는 영명 ‘Fragrant Snowbell’은 필자의 가슴에 아로새긴 진한 향기 덕분인지 다른 이름보다 더 끌린다.
쪽동백나무만큼 매력 있는 조경수도 드물다. 둥글넓적한 커다란 잎은 보는 이들에게 차분한 여유를, 긴 꽃차례에 노랑 꽃밥 품고 줄지어 달린 흰 꽃숭어리는 환희를, 코끝을 매료시킬 만큼 짙은 향기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렇듯 그의 존재는 산속을 벗어나 공원, 정원 가릴 것 없이 자주 만날 수 있을 만큼 사랑받고 있다.
유사 종으로는 쪽동백나무에 비해 잎이 약간 작고 잎의 위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는 좀쪽동백나무와 잎 뒷면에 흰색 털이 빽빽한 흰 좀쪽동백나무가 있다.
옛 아낙들은 동백기름과 참빗으로 머리를 곱게 단장하고 쪽을 지었다. 뒷머리에 비녀 하나 꽂으면 정갈한 마님의 표준 치장인 셈이다. 허나 동백기름이 귀하던 시절 넉넉지 못한 백성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을 터. 그런 사연을 안고 찾아낸 것이 쪽동백이다. 품질은 다소 처질지언정 그것을 대신하기에 별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간판에서 보듯 최고를 지향하되 올바른 나만의 방식으로 혁신하며 관리업무에 진심인 분들이 적지 않다. 쪽동백이 그렇듯 동백의 아류(亞流)를 넘어 마치 무림의 고수처럼···. 우러러 받들 만하다.
※ 관리 포인트
- 생육환경은 땅이 깊고 기름진 사질양토의 다소 습하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 자라는 속도는 느리지만 옮겨심기가 쉽고 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해 전국 어디서나 겨울나기가 가능하며 바닷가에서도 잘 견딘다.
- 응달에서도 잘 자라며 병충해나 여러 가지 공해에도 강하므로 도심지에서도 심어 길러도 좋다.
- 번식 방법은 가을에 익은 씨앗을 한 데 묻어뒀다가 봄에 파종하거나 풋가지꽂이한다.
- 선충이라는 벌레가 생기면 메틸브로마이드, DD, EDB, DBCP, 베이팜 등의 토양훈증제로 방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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